맛죠아

역사적 기억의 퇴마록으로서의『종군위안부』

희순 2016. 4. 30. 11:40

1-1.역사적 기억의 퇴마록으로서의『종군위안부』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지 반 백 년이 더 지난 시간
이 흐르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해방 이후에도 해결되지 못 한 문제가 남아
있다.아직도 일본에게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종군위안부 문제는 식민지배와
전쟁이라는 이름하에 한 여성으로서 짓밟히고 빼앗긴 인권과 버려진 삶에 대
한 최소한의 보상을 생각해 보게 된다.종군위안부 문제를 통해서 우리 민족
의 아픔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우리의 또 다른 정체성을 찾아보고,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아픔과 극복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는 신념으로 미국계 한인 작가인 노라 옥자 켈러(NoraOkjaKeller)의『종군
위안부』(ComfortWoman)를 다루고자 한다.
이창래,수전 최(SusanChoi),테레사 학경 차(TeresaHak-KyungCha)등
을 비롯한 많은 미주 한인 작가들의 등단으로 미국 내에서도 한국문학의 위상
이 높아지고 있고,정체성과 역사에 대한 그들의 고뇌가 담긴 작품들이 주목
을 받고 있다.이들의 소설은 미국 내 한인사회의 모습을 통해서 미국 내 소
수 민족의 정체성과 그들의 삶을 그려 내고 있다.그 중 노라 옥자 켈러의
『종군위안부』는 자신의 민족 정체성과 고통의 표현 수단,그리고 동양적 샤
머니즘 등 복합적 요소들로 구성 되어 있으며,또한 모녀간의 모성(maternity)
의 대화를 통해 여성들의 심리적 결속을 암시하는 성격도 드러내고 있다.더
구나 작가가 다루려하는 것이 단순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보다 넓은 “인간
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1)역사로서 종군위안부의 비참한 생활과 식민지 군
인들의 비인간적 행동에 대한 고발적 소설인 동시에 역사의 기억에 대한 관점
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여전히 현재의 문제로 남아 있
는 종군위안부를 직접적으로 다룬 켈러의 소설을 통하여 한 여성이 자신의 고
통을 표현 할 수 없음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군대가 단지 그들의 군인들의 성욕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현지에서 매춘을 제공하는 이른 바 '위안소'라는 것을 처음으로 설치한 것
은 상해에서 중국과 일본 간에 적대감이 심화 되어가던 1932년 초 무렵부터
시작 되었다.그 뒤 작은 수였던 위안소는 점차 크게 확대되었다.이로부터 약
1) 권택영.「종군위안부 노라옥자 켈러와 이창래의 고향의식」.『국제한인문학연구』.
10년이 채 못 되어 소위 “위안부”의 활용은 광범위하게 확산 되었으나 일상적
인 현상이 되었다.지금은 짧고 간단하게 얘기했지만 위안부문제는 이렇게 쉽


게 정의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그 위안소의 수만큼 우
리의 딸들은 무참히 무너지고 버려져서 사라지게 되었다.2)제국주의의 권력에
의해 조국은 짓밟히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주인공 어린 순효 또한 가족의 생
계를 위하여 팔려나가는 비참한 현실이 파괴당하는 조국과 동일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위안부로서의 자신의 과거를 안고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
음을 인식한 이 여성들은 가족과 국가로부터 또 다른 버림을 받게 된다.따라
서 종군위안부들은 식민 지배국의 성 폭력과 착취의 희생자이면서도 전후 자
신들의 조국에서조차 소외 받게 되고 또는 타지를 돌아다니며 또 다른 자아를
찾거나 혹은 자신을 지우려는 삶을 살게 된다.같은 민족의 버림을 받고 고난
의 시간을 살아온 그들에게 상처는 깊어지고 지울 수 없는 고통의 시간으로
흘렀다.그러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 중에 강제로 종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
들의 아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동남아 전쟁으로 일본이 식민지에
서 젊은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여 군인들의 성적 노리개가 된 여성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지울 수 없는 처절한 아픔을 죽을 때까지 가슴속
깊이 상처로 안고 이 세상을 등지게 된 순효라는 어린 조선의 아이가 겪은 일
을 통해서 그녀의 삶 자체가 하나의 역사와 아픔을 말하는 것이라는 점을 켈
러는 보여준다.


켈러는『종군위안부』를 통해서 전쟁의 폭력적 장치에 의해 여성들의 삶
이 어떻게 파괴되고 그들의 깊은 상처와 처절한 고통을 어떻게 대처하고 표현
했는가를 그리고 있다.그리고 상처받은 육체의 기억,수치심과 미쳐버릴 정도
의 자기 파괴 감으로 살아가게 되는 아키코(Akiko)의 모습을 보여준다.또한
딸 베카(Beccah)라는 다른 시선으로는 어머니인 브래들리 부인이 자신의 고통
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소거’의 행위를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선,일본의 제국주의는 조선을 젠더(gender)화하여,식민 지배를 정당화
하고,더구나 조선의 여성들을 제국주의적 남성의 욕망으로 타자 화시킴으로
써,여성의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을 지배하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켈러는
지적하고 있다.순효에서 아키코,다시 무당으로의 변신은 어쩌면 모든 것을
상실한 한 피식민 여성의 생존의 방식이었을 것이라는 것에 공감을 갖게 한다.
무당이라는 역할은 단순히 타인의 정신적 고통을 해결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
으며,사실 아키코 자신의 고통과 죄의식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2) UN인권위원회.「전시의 군사적 성노예 문제에 관한 북한, 한국 및 일본 파견조사 보고」『일본군‘위안
부’ 관련 국제기구 권고 자료집』